인스타그램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손이 멈춥니다. 동기는 집을 샀고, 후배는 승진했고, 친구는 또 어디론가 떠났습니다. 화면을 끄고 나면 내 방이 조금 전보다 좁아 보입니다. 방은 그대로인데 말입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법’을 검색하는 분이라면 이미 여러 조언을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남의 피드를 보지 마라, 나만의 기준을 세워라, 어제의 나와 비교하라. 다 맞는 말인데, 막상 비교하는 순간이 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글은 비교를 없애는 방법을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비교가 어디에 서 있는지 직접 보는 90초짜리 연습을 안내합니다. 한 번 보고 나면 비교는 전처럼 무겁지 않습니다.
비교를 멈추려 할수록 비교가 단단해지는 이유
비교를 하지 말자고 마음먹는 순간, 우리는 이미 비교를 하고 있습니다. ‘비교하는 나’와 ‘비교하지 않는 나’를 나누고, 뒤쪽을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것이 간절할수록 그 반대쪽도 그만큼 힘주어 서게 됩니다. 그래서 비교를 끊으려는 노력은 자주 ‘또 비교했다’는 자책으로 끝납니다.
문제는 비교라는 행동이 아닙니다. 비교할 때마다 따라오는 ‘나는 작다’, ‘나는 늦었다’ 하는 느낌이 마치 내 안에 들어 있는 사실처럼 굳어 버리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 느낌을 없애려고 애쓰기 전에, 그 느낌이 무엇을 딛고 서 있는지부터 보는 편이 빠릅니다.
‘작다’는 느낌은 어디에 서 있을까
별은 언제나 하늘에 있지만 밤이 와야 보입니다. 검은 글자는 흰 바탕이 있어야 읽힙니다. 무언가를 알아볼 때 우리는 반드시 그 반대쪽을 함께 딛습니다. 눈은 대상에 가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대쪽을 딛고 선 움직임이 있습니다. 『꼬리찾기』는 그 움직임을 ‘꼬리’라고 부릅니다.
‘내 방이 좁다’는 느낌도 마찬가지입니다. 좁음은 방 안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방금 본 친구의 넓은 거실을 딛고 서 있습니다. ‘나는 늦었다’는 후배의 승진을 딛고 서 있고, ‘나는 초라하다’는 누군가의 여행 사진을 딛고 서 있습니다. 비교는 대상을 보는 일이 아니라, 꼬리가 어디를 딛느냐의 일입니다. 꼬리가 딛는 자리가 바뀌면 같은 방이 다르게 와닿습니다.
90초 연습: 컵 하나로 비교의 자리 보기
말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직접 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책의 여는 글에 나오는 연습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 눈앞의 컵이나 병 하나를 봅니다. 그 옆에 냄비나 주전자처럼 훨씬 큰 것을 놓고 둘을 번갈아 봅니다. 컵이 ‘작다’고 와닿습니다.
- 큰 것을 치우고 병뚜껑이나 숟가락처럼 컵보다 작은 것을 옆에 놓습니다. 다시 번갈아 봅니다. 이번에는 컵이 어떻게 와닿는지 봅니다.
- 컵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바뀐 것은 옆에 놓인 것뿐입니다. 방금의 ‘작다’가 무엇을 딛고 서 있었는지 봅니다.
머릿속으로 그려 보지 말고 실제로 놓고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면 ‘변화 없음’이라고 적어 두고 넘어가면 됩니다. 억지로 느끼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작다’는 컵 안에 들어 있지 않았다. 옆의 큰 그릇을 딛고 서 있었다.
사람에게 옮겨 보기: 꼬리 옮기기
컵에서 본 것을 그대로 사람에게 옮겨 봅니다. 책에서는 이것을 ‘꼬리 옮기기’라고 부릅니다. 순서는 세 단계입니다.
- 대상을 고릅니다. 오늘 비교하게 된 바로 그 장면, 예를 들어 ‘내 연봉’을 고릅니다.
- 지금의 존재감을 글로 적습니다. ‘적다’, ‘늦었다’, ‘부끄럽다’처럼 떠오르는 대로 씁니다. 이렇게 적힌 것이 곧 나의 고정관념입니다.
- 꼬리를 옮기고 바뀐 존재감을 적습니다. 꼬리를 둘 곳은 실제든 상상이든 상관없습니다. 열 살의 내가 상상하던 어른의 월급, 첫 아르바이트의 시급, 이 돈이 없던 시절의 한 달. 그 옆에 놓고 같은 연봉을 다시 봅니다.
연봉은 통장에 그대로 있습니다. 달라진 것은 꼬리가 딛는 자리뿐입니다. 이 연습의 목적은 ‘나는 사실 괜찮다’고 설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기준 옆에 두느냐에 따라 같은 것이 전혀 다르게 와닿는다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느낌으로 한 번 보는 것입니다. 한 번 보고 나면 비교가 올라올 때 ‘지금 꼬리가 어디를 딛고 있지?’ 하고 물을 수 있게 됩니다.
『꼬리찾기』가 이 주제를 다루는 방식
이 글은 책의 한 귀퉁이를 옮긴 것입니다. 『꼬리찾기』는 비교를 따로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크기, 위아래, 좋고 나쁨, 그리고 마지막에는 ‘나’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느낌이 무엇을 딛고 서 있는지 7부 28장에 걸쳐 하나씩 보여 줍니다. 생수병은 큰지 작은지, 우주선은 왜 거꾸로 날 수 있는지 같은 장면으로 시작해서, 하루 동안 꼬리를 찾아 적는 연습과 꼬리를 옮기는 연습으로 이어집니다.
비교를 끊는 기술을 찾는 분께는 이 책이 조금 돌아가는 길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가 서 있는 자리를 한 번 보고 나면, 끊으려고 애쓸 것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꼬리만 떨어집니다.